사망률·이율 수정 … 4월 보험료 확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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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종신보험료가 최고 20%까지 떨어지는 등 거의 모든 보험료가 바뀐다. 보험료가 이렇게 확 달라지는 것은 매년 4월은 보험사가 새 회계연도를 시작하는 달인 데다 2006 회계연도에는 사망률 감소, 평균수명 증가, 예정이율(보험사들이 보험료 산정할 때 적용하는 기준금리) 상승, 자동차 보상 확대 등 보험료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대폭 조정됐기 때문이다. 종신보험.정기보험(보험 기간이 정해져 있는 사망보험).상해보험(재해나 사고로 인한 사망이나 장애를 보장) 등 사망을 주로 보장하는 상품은 사망률 감소와 평균수명 증가로 보험료가 5~30% 떨어졌다.<표 참조> 반면 평균수명 증가로 평생 연금을 받는 연금보험은 연금 수령액이 전보다 5~10% 줄어 보험료 인상 효과가 나타났다. 손해보험사의 암보험 특약 보험료의 경우 남성은 24%까지 줄어든 반면 여성은 25%나 증가하기도 했다.

◆수명 증가로 희비 엇갈려=보험개발원이 지난해 말 새로 만든 보험가입자들의 경험생명표에 따르면 사망률은 남성 19%, 여성 16% 떨어졌다. 평균수명도 남성은 3.6세 늘어난 76.4세, 여성은 2.7세 증가한 84.4세로 나타났다.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사망 보장을 주로 하는 종신.정기.상해보험은 보험료가 일제히 내렸다. 반면 연금보험은 보험료는 바뀌지 않았지만 연금 수령액이 줄었다.

같은 보험료를 내는데 더 오래 산다고 가정하면 연금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35세가 월 50만원씩 20년간 보험료를 내고 65세부터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금리 4.7% 가정)한다면 남성은 연간 연금수령액이 4월 전 2355만원에서 4월 이후에는 2032만원으로 감소한다. 여성도 2014만원에서 1921만원으로 줄어든다.

◆치료비 관련 보험료는 올라=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남성의 암 발생률은 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여성은 18%나 늘었다. 하지만 손보사의 암보험 특약 보험료의 경우 남성은 3~24% 감소한 반면 여성은 15~25%나 급증했다. 이에 대해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암 발병 후 치료받는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손보사 보험 상품의 경우 암보험 특약과 질병사망보험 특약이 함께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개인 선호도에 따라 적절히 조화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손보사의 암보험은 실제 치료비에 들어간 부분만 보상해 주지만 생보사의 암보험은 암이 발병했을 때 실제 치료비가 아닌 일정액을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생보사의 건강보험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질병발생률이 증가해 보험료 인상요인이 있었지만 최근 금리 상승에 따라 예정이율을 올려(보통 0.5%포인트) 보험료 인상폭을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보험료 오른 대신 보장 강화=자동차보험은 3~4% 오른다. 손보업계는 다음달부터 각종 보장이 강화된 데다 사고율이 올라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한다.

자동차보험은 그 대신 보장을 크게 강화했다. 남의 차를 파손했을 때 지급하는 시세하락 보상금이 늘어난다. 지금까지 보험사는 출고 후 1년 이하 차량의 수리비용이 자동차 가액의 30%를 넘는 경우에만 수리비용의 10%를 추가 보험금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다음달부터는 출고된 지 1년을 넘지 않은 차량의 수리비용이 차량가액의 20%를 초과한다면 수리비의 15%를 시세하락 손해보상금으로 지급한다. 또한 부상당한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통원비 등이 13~60% 증가하며 피해자에 지급하는 위로비도 11~79% 늘어난다.

김학재 삼성생명 보상상품팀장은 "요즘처럼 보험료가 크게 바뀔 때는 전문가에게 보험 컨설팅을 받아 중복된 보장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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