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수 김용운박사의 이색 「한-일 비교연구」|10여년만에 4권저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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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본건국의 모태는 한국이며 일천황의 뿌리는 한국인이란 사학계 일각의 주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일본 후지노키고분에서 발견된 삼국시대의 금동관은 이러한 주장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하고있다. 제3자에겐 「못난 형제의 끝없는 애증의 굴곡」처럼 비쳐질법도한 한일문명사 관계 연구는 복잡미묘한 그만큼 불모의 땅과도 다름없었다. 이같은 풍토에 맨처음 학문적 연구의 씨를 뿌려온 한양대 김용운교수(수학·문명비평가)의 성과가 10여년의 작업끝에 4권의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한일두나라의 고·근·현대와 미래를 각각 추적, 예견하는 이책들은『일본인과 한국인 또는 칼과 붓』 (뿌리깊은 나무)『한국인과 일본인의 의식구조』한길사) 『한일 민족의 원형』(평민사)『일본의 몰락』(한국경제신문)등 4권.
수학자인 김교수는 수학의 두 이론인 카타스트로피이론(대립되는 모든것에는 어느한쪽이 상대방의 인식·태도에 결정적영향을 끼친다는 이론)과 후락탈이론(부분의 특징이 전체의 성격으로 확대된다는 이론)을 한일관계에 적용·분석했다.
그는 이같은 이론을 적용, 일본인의 피엔 한국인의 대륙적 정서가 어느 한곳엔 흐르고있지만 오랫동안 열도에 갇힌 지리적 폐쇄성때문에「편협·자만·배타」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이중적 정서구조를 갖게됐음을 밝혀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김교수는 두나라의 민족성엔 각각의 문화와 역사가 빚어낸 독특한 원형이 있음을 이끌어냈다. 이 원형이 바로 두나라의 오늘과 내일을 진단, 예측가능케하는 결정적 인자라는 것.
그는 한국인의 원형은「붓으로 상징되는 공생의 평등성」이며 일본인의 원형은「칼로 대변되는 자기(혹은 민족)중심주의」, 곧 「왜」로 설명했다.
따라서 한국은 공생의 논리가 지배하는 앞으로의 정보화시대에 자연히 그 주역을 떠맡게되고 반대로 일본은 스스로의 폐쇄성때문에 몰락의 길을 가지 않을수 없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일본은 바로 그「왜」의 정신으로 2차대전에 돌입했고 또 다시 오늘날엔 미국과 경제전쟁을 벌이고있다』며『최근의「오쿠노」망언등도 눈앞의 이익만 좇아가는「왜」적발상에서 나온것』이라고 진단했다.
81년 맨처음 나온『일본인과 한국인』은 양국국민의 행동양식에서 보여지는 공통성과 이질성을 수다한 예를들며 설명했고 일본에서 출판, 큰 히트를 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과 소련서도 출간준비중이다.
84년 두번째 나온 『한국인과 일본인의 의식구조』는 두나라가 근대사에서 보여준 쇄국정책을 모델로 삼고있다. 한국은 쇄국의 목표를 양이에 동방의 예의가 짓밟힐수없다는데 두었지만 일본은「자신의 문물이 최고」라는 편협성에 두었는데 이러한 사상은 오늘날의 양국정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게 김교수의 설명이다.
87년 세 번째로 나온『한일민족의 원형』은 위의 두책을 바탕으로 양국민족의 원형을 밝혀낸것.
2권과 3권역시 일본서도 출간되어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최근에 펴낸『일본의 몰락』은『일본은 「왜」원형을 하루빨리 벗어나서 한국의「공생」원형을 수용하는것이 몰락을 미리막는 지름길이 될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헌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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