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당뇨병 심각성 너무 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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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는 세계에서 '인슐린'을 가장 많이 파는 제약업체다. 이 회사에서 당뇨연구를 총괄하는 피터 쿠르츠할스(사진) 수석 부사장은 "30세 이상 한국인의 8.6%가 당뇨병 환자라는 통계가 있는데 이는 서양과 비교해서도 많은 편이다. 비만 환자가 적은 것을 감안하면 서양인에 비해 인슐린 분비 기능이 떨어진다고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서 새로 발매될 인슐린 '레버미어'의 마케팅을 위해 최근 내한했다. 쿠르츠할스 부사장은 인슐린의 분자 구조를 바꾼 '레버미어'는 저혈당의 위험과 체중 증가의 부작용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개발 중인 당뇨병 치료제 'GLP-1'은 이보다 더 혁신적 치료제라고 한다. 인슐린이 아닌 다른 호르몬을 투여해서 췌장을 자극, 인슐린이 필요할 때 분비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쿠르츠할스 부사장은 "GLP-1'는 식욕을 억제해 당뇨병의 천적인 비만도 자연스럽게 치료한다"며 "인슐린을 생산하는 베타 세포가 파괴되는 것도 예방해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병에서 그렇듯이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병원.학교가 함께 당뇨 예방을 위해 교육에 나서야 한다"며 "당뇨병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풍토는 당뇨병 퇴치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덴마크.호주 등에서 정부와 함께 당뇨병 예방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당뇨병과 인슐린=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거나 부족하면 당뇨병이 생긴다. 인슐린이 전혀 안나오면 1형 당뇨병, 인슐린은 나오지만 비만 등으로 인슐린이 효과적으로 쓰이지 못하면 2형 당뇨병이 된다. 1형 당뇨병은 선천성으로 일반적으로 20세 미만에 발병하기 때문에 소아 당뇨라고도 한다. 성인 당뇨병은 거의 2형이다. 2형은 식습관 조절, 운동 등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당뇨병이 심해지면 신장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시력이 떨어지는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는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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