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추격 자신있다” 반도체사 AMD 루이즈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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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헥터 루이즈(사진) AMD 회장은 27일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인텔의 불공정 행위는 반드시 시정되야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인텔 코리아를 조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놓고 인텔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AMD는 컴퓨터를 직접 조립해 사용하는 전문가들에게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완제품 시장에서는 아직 밀린다. AMD가 '인텔 인사이드' 전략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루이즈 회장은 "광고를 본 소비자들이 인텔만을 기억할 뿐 컴퓨터 제조사를 알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PC를 만든 회사들에게 인텔의 브랜드를 앞세우도록 강요하는 것은 결코 성공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멕시코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미국 선교사의 도움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던 루이즈 회장은 선.후진국간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데 노력을 하고 있다. 휴대용 인터넷 접속기(PIC)를 통해 2015년까지 세계 인구의 50%가 웹을 쓸 수 있게 하겠다는 '50×15' 캠페인을 주도하는 한편 개발 도상국 어린이에게 100달러 노트북을 보급한다는 네그로폰테 MIT 교수의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루이즈 회장은 "지난해 12월 문을 연 한국 기술개발센터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IT 인프라가 좋은 한국을 컴퓨터와 모바일 기술을 결합하는 연구개발 기지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한편 AMD는 세계 8위 규모의 반도체 업체다. 2003년 4월 업계 최초의 32.64비트 겸용인 옵테론, 애슬론64 프로세서를 출시하며 인텔을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세계 PC 프로세서 시장에서 21.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지난해 점유율이 30%에 가깝다. CPU 단품의 소매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한다. PC 시장 점유율은 17.1%.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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