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 화제는 인사 얘기 남편에게 정기적으로 조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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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로라 부시(사진)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인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라 여사는 24일(현지시간) CNN 래리 킹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에게 인사 문제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조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직면한 문제에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로라뿐'이라는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킹의 질문에 그렇게 답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로라에게'란 평론에서 "부시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와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인들의 점증하는 회의감을 고려할 때 로라가 부시에게 '외부 의견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킹이 이 평론에 대한 의견을 묻자 로라는 "남편에게 자유롭게 조언해 주고 싶은 것들이 분명히 있고, 그럴 땐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킹이 "인사 문제도 조언하나"라고 묻자 로라는 "우리 부부가 가장 얘기를 많이 하는 게 사람(인사)에 관한 것"이라고 시인했다. 이어 "미 행정부에서 누가 어떻게 일하는지 남편은 잘 알고 있으며 나 또한 잘 안다. 이 때문에 인사에 대한 조언을 하곤 한다"고 부연했다.

로라는 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이스가 대선에 나서도록 우리가 설득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라이스는 위대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7일 "공화당에서 여성이 대선 후보에 나서면 그를 밀 것"이라며 라이스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적극 지지할 것임을 다짐했다. 로라는 올 1월 CNN과 인터뷰에서도 "라이스가 차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후보로 내세울 경우 라이스 장관만이 힐러리를 누를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이 출마할 경우 부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백인 여성층이 힐러리에게 투표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정작 라이스 장관 본인은 "2008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다. 또 공화당의 전반적인 기류도 라이스 장관이 50대 초반의 흑인 여성에 독신이라는 점을 들어 대선 필승카드는 아니라는 쪽이다. 힐러리와의 가상 대결에서도 라이스 장관의 승산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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