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결승3국 하이라이트>
○ . 이창호 9단(한국) ● . 뤄시허 9단(중국)결승3국>
장면 1(114~119)=백은 우변에서 살았을 뿐 아니라 하변을 차지했고 여세를 몰아 중앙을 경영하려 한다. 중앙 백이 안개를 헤치고 위용을 드러내자 뤄시허(羅洗河) 9단의 고민도 깊어져 간다. 어느덧 국면은 미세해졌다. 중앙 백집이 어느 선에서 결정되느냐가 곧 승부가 되었다. 113의 삭감에 이창호 9단이 114로 강렬히 부딪쳐 간 것도 지금의 긴박한 국면을 잘 말해준다. 한 줄도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다. 뤄시허는 115로 젖혀왔고 이창호는 노타임으로 116로 맞끊었다. 최강수다.
번개 같은 속기를 자랑해온 뤄시허가 이 대목에서 한없는 장고에 빠져들었다. 무려 9분 후(뤄시허로선 이번 삼성화재배 최대의 장고다) 그는 117로 붙여갔고 119로 맞끊었다. 중앙과 비슷한 모습이다. 왜 이런 수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참고도=백의 강수에 놀라 흑1로 방어자세를 취하면 백은 빙긋 웃으며 2, 4로 중앙 집을 지어버린다. 백이 우세해진다. 117, 119는 중앙의 반격을 노리는 수순.
장면 2(120~130)=124로 잡자 125, 127로 되몬다(128은 이음). 이런 수순은 자칫 손해일 수 있지만 뤄시허의 목적은 129로 움직이며 중앙에서 좀 더 강하게 버티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원병을 만든 것이다. 드디어 승부처가 왔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