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프랑스 시장 포기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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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온라인 음악에 대한 저작권 법안을 둘러싸고 프랑스 정부와 애플 컴퓨터의 대립이 거세지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 전문 매체인 C넷에 따르면 미 애플 컴퓨터는 23일 "프랑스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온라인 저작권법은 정부가 나서서 저작권 침해 행위를 도와 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 21일 새로운 온라인 저작권 법안을 승인했다. 법안은 애플과 소니 등이 자체 개발한 복제 방지기술인 '페어플레이'와 'ATRAC3'를 애플 등이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복제 방지기술을 활용해 특정 사이트를 통해서만 자사 제품에 음악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애플은 현재'아이튠스'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자사 제품인 아이팟에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독점적 지위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애플은 "정당한 지적 재산인 복제 방지기술 '페어플레이'를 다른 업체들과 공유하라는 것은 저작권 침해 행위"라며 "만약 법안이 시행되면 합법적인 음악 판매가 오히려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 측은 이 법안이 디지털 음악시장에서 선두 주자인 자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애플 등 일부 기업들이 배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복제 방지 기술을 업계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이에 대해 "프랑스 법안이 시행되면 디지털 음악시장에서 최강자인 애플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애플이 아예 프랑스 시장에서 철수할 수 도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의 전체 매출 중 해외 부문은 20% 정도 수준이며, 이중 프랑스의 비중은 2%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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