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체스 그랜드마스터 보유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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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체스는 2006년 12월 도하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이다. 아시아 하면 바둑이 떠오르는데 왜 체스가 먼저 정식 종목이 됐을까. 한국에선 체스가 스포츠가 아닌데 아시안 게임 때 한국 선수가 출전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풀어줄 인물이 때마침 한국에 왔다. 김 알렉세이(20.사진). 러시아 체스 그랜드마스터이고 한국계다. 4세 때 체스를 배웠고 97년 러시아 챔피언, 2004년 유럽 선수권 7위를 했다. 2003년부터는 러시아 국립 체육대학의 체스 대학에서 공부 중이다.

세계적으로 체스 인구는 무려 6억~7억 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 중 마스터급은 약 1만3000명. 알렉세이 같은 그랜드마스터급은 950명 정도로 한.중.일 바둑 프로를 합한 숫자와 비슷하다. 러시아는 그랜드마스터가 150명이나 되는 체스 강국이다. 중국도 그랜드 마스터가 11명, 인도는 15명으로 아시아에선 이 두 나라가 가장 세다고 한다. 한국엔 그랜드마스터는 물론이고 마스터급도 없다. 김 알렉세이가 이번에 한국에 온 목적은 특이하다. 러시아 체스협회 소속인 그는 이번에 한국 체스연맹 소속으로 소속을 이전하기 위해 왔다. 한국에도 그랜드마스터가 한 명 생기는 것이다.

국제 체스연맹의 회원국은 160개국. 바둑의 65개국에 비해 월등히 많다. 바둑보다 먼저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한국은 올해 12월, 카타르의 도하에서 열릴 아시안 게임에 체스 선수를 내보낼 수 없다.

한국은 아직 체스나 바둑이 스포츠로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체스 인구는 약 100만 명. 초등학교 특기 적성교사가 80명 정도 활동 중이다(바둑은 약 3000개 학교에서 1000여 명이 활동 중이다).

서울에 온 김 알렉세이는 명지대 바둑학과 등에서 체스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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