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in] 외국에도 책마을·연극마을·화가마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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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헌책방 마을 헤이온와이. 인구 1500여 명에 책방30개가 넘는다.

문화 도시로 불리는 곳은 적지않다. 뉴욕(미국).파리(프랑스).바르셀로나(스페인) 같은 대도시는 세계 문화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화 1번지 격이다. 더블린(아일랜드).볼로냐(이탈리아).빌바오(스페인).산타페(미국) 등도 문화적 특색이 강한 중소 도시다. 여기에 생폴드방스(프랑스).레뒤(벨기에).카멜(미국).헤이온와이(영국).송주앙(중국).유후인(일본)등 작은 문화마을도 있다.

헤이리와 비슷한 규모의 레뒤.헤이온와이.생폴드방스는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책마을.연극마을 등 문화 예술의 옷이 입혀진 경우다. 휴양도시 카멜과 온천 도시 유후인은 그걸 무기로 예술가들의 발길을 끌어들였다. 송주앙은 베이징에서 쫓겨난 화가들이 하나둘 모여들며 거대한 작업실을 형성했다.

크든 작든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연스럽게 형성된 도시라는 점이다. 유기체와도 같은 도시는 세월이라는 더께, 여기에 삶을 함께 해온 사람들의 흔적들이 문화로 나타난 것이다. 그 점에서 헤이리는 예외적이다. 외국 어느 마을과 달리 철두철미하게 인위적으로 조성된 곳이기 때문이다.

'인공 마을' 헤이리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치밀한 마스터플랜에 의해 조성됐다는 점이다. 도시계획.건축.조경부터 문화예술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분명한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여러 장르에 걸쳐 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다수 참여한 공간이기도 하다. 책마을.문화마을의 구분을 떠나 '문화 종합마을'이라는 점도 헤이리의 강점이다.

조우석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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