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684. 못쓸(?) 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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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몹쓸'은 '악독하고 고약한'이라는 뜻으로 "나는 술에 취해 아이에게 몹쓸 소리를 해대고 말았다" "사랑이란 몹쓸 병에 걸렸다"와 같이 쓰인다. '몹쓸'은 특이하게도 다른 활용 형태는 없고 관형사로만 '몹쓸 것, 몹쓸 사람, 몹쓸 말, 몹쓸 곳, 몹쓸 놈' 등처럼 사용된다.

'못쓰다'는 "얼굴이 못쓰게 상했다" "그는 병으로 하루하루 못쓰게 돼 갔다"와 같이 '얼굴이나 몸이 축나다'는 뜻으로 쓰이거나, "거짓말을 하면 못써" "무엇이든 지나치면 못쓴다" "증거도 없이 의심하면 못쓰는 법이야" 등처럼 '옳지 않거나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못쓰다'는 '못 쓰다'와도 구분해야 한다. '못'과 '쓰다'를 띄어 쓰면 '쓰다'에 부정문을 만드는 부사 '못'이 결합한 형태가 돼 "라디오가 고장 나 결국 못 쓰게 되었다" "못 쓰는 물건을 모두 버렸다"와 같이 '사용하지 못하다'는 의미가 된다.

김현정 기자

▶ 자료제공 :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 홈페이지 : (https://www.joongang.co.kr/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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