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일·설 겹쳤지만 배급된 건 고작…“北 주민들 실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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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식량을 배급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중앙포토]

북한 주민들이 식량을 배급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중앙포토]

음력 설과 북한 최대의 명절이라 일컫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 겹쳤지만 북한 주민에게 분배된 명절 공급은 형편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이달 초부터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특별 공급이 매우 좋을 것으로 기대가 컸지만, 결국 가구당 식용유 한 병과 천으로 만든 신발 한 켤레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형편없는 명절 공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에는 술 한 병과 소금에 절인 도루묵 1kg이 공급됐다. 사탕 과자나 식용유, 돼지고기 등 다른 품목은 오히려 세대별로 마련해 바쳐야 했다고 한다.

또 노동당 창건 70주년에도 지방 주민에게는 기름 한 병과 과자만 공급해 북한 주민의 불만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까지 겹쳐 올해는 더 열악한 명절공급을 제공한 데 대해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재정 상황을 의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16일 노동당 고위간부들과 함께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광명성절에 즈음하여 2월 16일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고 김정일 동지께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시었다”며 “전체 참가자들은 최고영도자 동지의 영도 따라 당의 강화·발전과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역사적 대업을 끝까지 완성해 나감으로써 장군님의 애국 염원, 강국 염원을 빛나게 실현해 나갈 굳은 맹세를 다짐했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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