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클릭 생산라인 내년 인도로 이전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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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현대차에 따르면 울산 1공장의 소형차 클릭 조립라인을 내년 인도 첸나이 2공장으로 이전하고 내수 물량(연간 1만8000대)용 시설만 남기기로 했다. 대신 이곳에선 쏘나타 13만 대를 생산한다. 울산 1공장은 연간 클릭 18만 대를 생산해 90% 이상 수출해 왔다. 클릭의 대당 수출가격은 1만 달러 이하로 최근 환율 하락으로 인해 적자 수출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높은 인건비 등 국내의 고비용 구조를 감안할 때 소형차 생산라인을 중장기적으로 해외로 이전하고 국내 공장은 중대형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으로 생산체제를 개편하겠다"고 설명했다.

계획에 따르면 고가의 그랜저 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내년 충남 아산공장의 쏘나타 생산라인을 울산 1공장으로 이전한다. 이에 따라 연산 30만 대 규모의 아산공장에선 그랜저만 만들게 된다. 지난해엔 여기서 ▶쏘나타 18만7000대▶그랜저 9만9000대 등 28만6000대를 생산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환율 하락으로 채산성이 나빠져 외환위기 이후 처음 매출이 줄었다. 특히 지난해 10월 영업이익률이 3% 안팎으로 크게 떨어지자 정몽구 회장 지시로 중장기 수익성 확보를 위한 '상품경쟁위원회'를 구성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해 왔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현지 생산도 고급화한다. 2009년에는 기존 쏘나타.싼타페 이외에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량(CUV)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회사 노동조합은 근로조건이 악화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생산 차종의 변경은 노조와 합의할 사항"이라며 "일방적으로 개편안을 밀어붙일 경우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품업체들도 동요할 조짐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의 김산 팀장은 "해외 위주로 생산라인을 늘려나가면 부품업체들의 어려움이 불 보듯 뻔하다"며 "동반 해외진출 같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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