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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산업에 맞게 실업고 계열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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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교육인적자원부가 올해 업무계획에서 실업계 고등학교를 산업계 수요에 맞게 소량 특성화하고 명칭도 '특성화계 고교'로 변경하는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우리나라 직업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긍정적인 대안으로 생각된다.

실업계 고등학교는 97년도까지는 입학생이 증가하다가 그 이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실업고 졸업생의 능력이 기업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해 재교육에 막대한 추가 비용이 소요되는 등 산업체의 불신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계 고등학교의 이 같은 하락세는 무엇보다 지금까지 실업고가 소질이나 적성보다는 성적이 낮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주로 진학하는 데로 잘못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실업계 고등학교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을 위해 명칭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 교원의 66.3%, 전문가의 77.4%, 학생의 60.6%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업계 고등학교 계열을 재구조화할 필요성에 대해선 교원의 79.4%, 전문가의 86.2%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교육부는 실업계 고등학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학교 명칭을 변경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학교의 계열도 산업사회의 변화를 반영해 새롭게 개편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취업을 원하는 학습자들이 탄탄한 기초 직업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의 내실을 기해야 할 것이다.

김선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