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하던 1980년대 말 신속한 공급으로 안정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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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중산층을 흡수하기 위해 만든 분당은 중.대형 아파트가 전체의 34.2%에 달했다. 일산은 25.6%. 전문가들은 당시 소득수준 (89년 1인당 국민소득 5185달러)을 감안할 때 중.대형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고 지적한다.

부실공사 논란이 있었지만 공급확대의 효과를 빨리 거두기 위해 공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신도시 발표(89년 4월)부터 입주(91년 9월)까지 2년반밖에 걸리지 않았다. 속전속결의 물량 공세로 아파트값은 91년부터 꺾였다.

2000년대 들어 부동산이 다시 불안해졌다. 정부는 판교.송파 신도시 건설에 나섰다. 강남에 버금가는 신도시를 만들어 강남발 집값 불안을 잡겠다는 취지였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소득이 늘면서 중.대형 수요가 늘어난 점을 감안할 때 판교.송파는 분당.일산보다 중.대형을 더 많이 지어야 강남을 대체하고, 집값 안정을 가져올 수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판교의 중.대형 비중은 35.6% (9721가구)로 분당과 엇비슷하다. 송파는 전체(4만6000가구)의 40%를 중.대형으로 공급하지만 임대주택이 절반을 넘는다. 화성 동탄 신도시는 중.대형이 24.6%(8128가구)다.

신도시 건설 속도도 분당.일산 때보다 더디다. 판교 신도시는 2001년 구상이 나왔지만 그동안 수 차례 계획이 바뀐 끝에 입주는 2008년 말부터 이뤄진다. 지난해 발표된 송파 신도시의 입주는 2011년 이후다.

특별취재팀=고현곤(팀장), 정철근.강홍준(사회부문), 김원배.김준술.임장혁(경제부문), 천인성(탐사기획부문), 변선구(사진부문), 박원갑(조인스랜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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