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 "여기까지 온 선수들 정말 고마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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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이 너무 잘 싸웠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우리는 기대 이상으로 잘했고, 오늘은 일곱 번 경기를 치른 끝에 처음 패한 것이다.

그러나 패한 것은 패한 것이다. 오늘은 일본 선발투수 우에하라가 정말 잘 던졌다. 우에하라는 한국에도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선수다. 일본에서 매년 10승 이상 올리는 뛰어난 투수로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잘 구사했다. ('한국에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데 메이저리그에 많이 진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솔직히 특별한 이유는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프로에서 9년을 뛰어야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하는데 일본은 8년으로 1년이 짧다. FA 규정 때문에 미국 진출이 활발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본 이치로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기록을 세울 당시 한국에도 팬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30년 동안 못 따라오게 하겠다'는 발언을 해서 한국인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 오 사다하루(王貞治) 일본 감독

오늘은 내 야구 역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다.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결승전도 마저 이기고 싶다.

역시 한국과의 대결은 기술보다는 정신력이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이 한국에 두 번이나 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질 수 없다고 각오가 대단했다. 그래서 정신력에서 오늘은 우리가 더 강했던 것 같다.

한국은 투수가 강했다. 그래서 6회까지는 힘들었지만 (후쿠도메 선수의) 투런 홈런으로 그동안 눌려있던 타선이 폭발했던 것 같다. 선발 우에하라가 정말 잘 던져줘 일본다운 야구를 할 수 있었다. 후쿠도메는 전날까지 19타수 2안타로 부진했지만 어제 타격훈련부터 살아나기 시작했고, 오늘 경기 전 타격훈련을 보니 컨디션이 더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선발 라인업을 정한 상태여서 후쿠도메를 내보낼 수 없었고 언제 대타로 기용할까 기회를 보고 있었다. 7회 사이드암 김병현 때 찬스가 왔고, 그때가 후쿠도메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들어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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