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 홈런 악몽' 김병현 또 울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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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7회 2점 홈런을 맞은 뒤 사토자키에게 또 2루타를 허용한 김병현이 공의 방향을 쳐다보고 있다. [샌디에이고 로이터=뉴시스]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이 '큰 경기 홈런 징크스'에 또 울었다.

김병현은 19일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0-0으로 맞선 7회 초 1사 2루에서 대타 후쿠도메 고스케(주니치 드래건스)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김병현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음 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니혼햄 파이터스)에게 몸맞는공을 던져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김병현은 폭투까지 얹어 주자를 2루까지 보냈다. 그리고 사토자키 도모야(롯데 머린스)에게 2루타를 맞고 추가점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구원투수로 활약했던 2001년 월드시리즈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2001년 11월 1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4차전 원정경기. 김병현은 3-1로 앞선 8회 말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삼진 5개를 잡으며 호투했다. 그러나 9회 2사 후 안타와 홈런을 연거푸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10회 말에도 마운드를 지킨 김병현은 당시 양키스의 4번 타자 티노 마르티네스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악몽은 다음날 5차전까지 이어졌다. 3승1패의 애리조나는 전날 승리를 헌납한 김병현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2-0으로 앞선 9회 말 명예회복 기회를 줬다. 그러나 선두타자 호르헤 포사다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아 불안하게 출발한 김병현은 스콧 브로셔스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맞고 말았다. 이날도 애리조나는 12회 말에 역전패당했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www.worldbaseballclassic.com)는 2001년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김병현이 허용했던 홈런을 언급하며 "김병현의 홈런 리스트에 후쿠도메 고스케가 더해졌다"고 전하며 빅 매치에서 이어진 김병현의 불운을 상세히 보도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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