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륙 황사보다 심한 홍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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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모래폭풍' 홍사(紅沙)가 12일 중국 서북부 신장위구르자치구에 불어닥쳤다. 쿠차에서는 짙은 오렌지색의 모래바람 때문에 50m 앞도 제대로 보기 어려운 가운데 자동차들이 대낮에도 전조등을 켠 채 서행하고 있다. [쿠차 AP=연합뉴스]

황사의 진원지 중국에 '홍사(紅沙)'가 불었다.

중국 신화통신은 12일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남부 아투스.카스가 붉은 모래바람인 홍사로 뒤덮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 지역을 휩쓴 붉은 모래바람은 공기 중 미세먼지농도의 허용기준을 222배나 초과했다. 통신은 이어 한랭건조한 강풍을 동반한 홍사로 인해 50m 앞도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신장자치구 내 '커즈러쑤커얼커즈 자치주'환경관리센터 위쑤푸장(玉素甫江) 부소장은 "이 지역에서 황사 측정을 시작한 1993년 이래 최대의 모래폭풍"이라며 "밀가루 공장에 들어온 것처럼 눈앞이 뿌옇고 농도 짙은 먼지로 뒤덮여 숨도 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카스시 상공은 찬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짙은 황사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여느 때의 황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황사보다 미세먼지농도가 더 짙은 홍사 현상은 오후 들어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나타났다. 철에 슨 녹처럼 짙은 오렌지색의 모래폭풍이 분지 지형인 카스시 전역을 휩쓸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집 안 창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바깥 출입을 삼갔다. 또 도로 주변엔 모래바람의 영향으로 고장 난 차량이 줄을 이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주요 간선도로의 차량통행도 줄어드는 등 도시 전역이 깊은 정적에 빠졌다.

통신은 현지 기상국 및 환경 당국이 홍사의 발생원인을 정밀조사하고 있으나 갑자기 영하 10도 가까이 떨어진 기온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추정 이외엔 뚜렷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기상청은 13일 "미세먼지농도 500~900㎍/㎥의 다소 강한 황사가 서해상에 발생했다"며 서해 5도에 황사주의보를 발령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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