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문화 사회적 비용 너무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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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명절 때면 성묘를 하기 위한 귀성 차량으로 고속도로가 초만원이다. 그러나 우리 자식 세대까지 그런 모습이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조상의 무덤을 돌보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공동묘지 관리비를 내지 않아 묘비에 경고문이 붙는 현실이 뉴스에 나올까.

성묘를 하는 이유는 조상을 기리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매장만이 꼭 옳은 방법은 아닐 것이다. 매장에 따른 부작용은 크다. 국토를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고, 장례 비용도 만만치 않으며, 성묘 차량의 혼잡에 따른 사회적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정부에서 수목장 등 새로운 장묘방법을 장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4년 국내에선 처음 수목장으로 치러진 김장수 전 고려대 교수의 장례가 본보기다. 미국의 전 케네디 대통령은 아들이 경비행기사고로 사망했을 때 수장했다고 한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의식도 바뀐다. 언제까지 유교적 사고관으로 장례를 치를 이유는 없다. 화장은 천대받을 장례법이 아니다. 환경도 생각하며 적은 비용으로 고인을 편안하게 모실 수 있는 경제적인 방법이다. 벌초를 하지 않아도 된다. 2026년에는 국민의 20%가 노인인 초고령 사회를 맞게 된다. 국토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부모님을 기리기 위해 숲이나 강.바다로 향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

이재윤 학생기자(서울 대진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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