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고교 '놀토' 에 자율학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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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인문계 고교가 진학지도를 이유로 수업이 없는 매월 둘째.넷째 주 토요일에도 자율학습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5일 수업제의 취지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광주 지역 인문계 43개교는 최근 진로부장협의회를 열고 '진학을 앞두고 있는 3학년의 경우 자율학습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쉬는 토요일에도 학생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게 됐다. 인천시 부평구의 부광여고.부평여고.부개고 등은 자율학습을 명분으로 1~2학년의 등교를 권장하고 있다. 전남사대부고 관계자는 "서울과 달리 마땅한 교육 프로그램이 없는 상태에서 학생을 방치할 수 없다"며 "우리 학교만 실시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차원에서 자율학습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는 토요일에 학원 수강을 신청했던 학생들의 환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광주 시내의 유명 I입시학원의 경우 토요일 사회탐구 강의를 개설했지만 환불 신청이 이어지면서 수강생이 20명도 안 남아 강좌를 취소했다. 전교조는 이에 대해 "파행적인 주말 자율학습은 야만적 학습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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