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에 등 돌리는 이라크 수니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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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라크 저항세력의 양대 주축인 수니파와 알카에다가 내부 균열로 서로 반목하고 있다. 서부 안바르주 지역을 중심으로 강력한 대미 저항 연합전선을 펴 왔던 이들 사이에 최근 적대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고 AP통신이 9일 전했다.

안바르주 라마디의 이슬람 사원과 시장에는 최근 이상한 전단이 붙고 있다. 수니파 민병대가 한때 동지관계였던 외국인 알카에다 대원들을 처단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라크 내 알카에다 지도자인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의 추종자들은 수니파의 공격을 피해 안바르주로부터 이란에 가까운 동북부 산악지대로 탈주하고 있다고 수니파 지도자들과 이라크 국방부가 말했다.

수니파가 알카에다에 등을 돌리게 것은 이들 외국인 전사가 미군과 협력하거나 접촉하는 주민들을 무차별 살해하면서부터다. 지난해 11월 라마디의 부족 지도자와 일반 시민들은 이라크전 이후 처음으로 미군 측과 만났다. 미군의 조기 철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알카에다는 미군과 회동했던 성직자와 부족 지도자, 학자들을 차례로 암살했다. 지난해 12월 15일 총선에 수니파가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도 다수 희생됐다.

올 1월 5일에는 자살폭탄테러로 경찰관 모집에 지원한 주민 50여 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에 격분한 수니파 주민들은 알카에다를 보복 공격하기 시작했다. 라마디의 한 주민은 "살인.도로 봉쇄.실업.치안 불안에 염증이 났다"며 알카에다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시리아 국경지대에 살고 있는 카리빌라 부족도 알카에다를 몰아내고 있다. 중부 도시 하위자 부족들은 알카에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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