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카여사가 찻던 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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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프란체스카」여사(88)가 중앙일보를 통해 찾던 「경무대동이」(중앙일보 3월1일자 10면보도)가 2일 오후 성숙한 31세의 처녀가 돼 아버지 김영천씨(63·서울용두동80)와 함께 이 「화장을 방문, 「프란체스카」여사와 30년만에 중앙일보 주선으로 서로 만났다.
당시 김씨부부가 벚꽃일철 일반에 공개됐던 경무대에 꽃구경갔다가 갑자기 산기를 느껴 출산, 장안의 화제가 됐던 주인공은 현재 서울 일선세무서 민원실에 8급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김경숙양(31) .
이화장 생활관 1층 응접실에서 김양 부녀를 만난 노구의 「프란체스카」여사는 김씨가 『사진의 주인공이 바로 이아이』라고 말하자 대견스런 표정으로 김양의 손과 어깨를 어루만지다가 『좋은 시절이었다』며 눈물을 글썽거렸고, 김씨와 김양은 『그동안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건강하신 것을 뵈니 반갑습니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김씨는 『중앙일보에 이승만박사 부처와 함께 찍은 사진이 보도된 뒤 친지들로부터 전화연락이 와 알게됐다』며 『아이엄마(박옥래)』가 2년전 고혈압으로 세상을 뜨기전에 수차례 화장을 예방할 생각을 했었으나 여건이 안맞아 찾아뵙지 못해 늘 죄스럽게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또 김양은 「프란체스카」여사의 손을 어루만지며 『이름까지 경무대의 「경」 자를따 직접 지어주신 이박사부처를 진작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공손히 허리굽혀 인사했으며 『어머니는 살아계실때 이사진을 보며 출산당시를 이야기하곤 했다』고 말했다.
김양은 마침 다음달9일이 자신의 결혼식날이라며 『오늘의 만남이 더욱 뜻깊은것 같다』 고 말했다.
이날 상봉자리에는 이박사의 양자 이인수교수(57)부부와 출산때 담요로 분만을 도와준 당시 경무대경찰서장 남태우씨(62), 대통령수행경찰 김창근씨(62)도 함께 참석, 30여년전을 회고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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