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스포츠 뉴스엔 삼성 - LG 로고가 연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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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세계 최강 브라질 프로축구의 두 명문 구단이 삼성과 LG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치열한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 상파울루를 연고로 하는 라이벌 코린티안스와 상파울루 클럽이다.

삼성이 지난해 7월 후원 계약을 한 코린티안스는 지난해 브라질 프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전기리그까지 5위권에 머물렀던 코린티안스는 삼성 로고가 새겨진 새 유니폼을 입은 뒤 승승장구,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중남미 총괄 박종원 전무는 "연 600만 달러(약 60억원)에 후원 계약을 했는데 벌써 1700만 달러 이상의 홍보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남미의 챔피언스리그'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도 출전하고 있는 코린티안스는 거의 매일 신문이나 TV 뉴스에 등장한다. 지난해 말에는 코린티안스 팬인 룰라 대통령이 선수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삼성 로고가 선명한 유니폼을 입는 사진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임중호 차장은 "2400만 명의 팬을 보유한 코린티안스를 통해 '삼쑹기'(삼성의 현지 발음) 브랜드가 널리 알려졌고, 휴대전화와 가전 제품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축구를 통한 마케팅은 LG가 먼저였다. LG는 2001년부터 상파울루 클럽을 후원해 왔다. 지난해 '대박'이 터졌다. 상파울루가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우승한 뒤, 12월 일본에서 열린 제1회 세계클럽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리버풀(잉글랜드)을 꺾고 챔피언이 된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이 대회는 대륙별 클럽 챔피언이 출전해 세계 최강을 가린다. 상파울루 선수들의 유니폼에 새겨진 'LG' 로고가 TV 중계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됐다.

LG전자 브라질 법인의 박성학 부장은 "지난해 12월 상파울루 클럽과 3년 재계약을 했다. 삼성이 코린티안스와 파격적인 액수에 계약하는 바람에 우리도 1년 새 300만 달러에서 600만 달러로 금액을 올렸다"고 말했다. LG는 상파울루의 홈구장인 모룸비 경기장 펜스를 LG 로고로 '도배'하는 등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덕분에 냉장고와 액정 TV 등 '엘리제'(LG의 현지 발음) 제품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LG는 지난해 브라질에서만 12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상파울루(브라질)=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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