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아프리카 자원외교 확실히 챙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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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노무현 대통령이 이집트.나이지리아.알제리 등 아프리카 3국 순방에 나선다. 1982년 전두환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이번 아프리카 순방은 그동안 지역적.경제적 이유로 소홀했던 아프리카에 대한 외교적 관심을 기울인다는 측면과 함께 자원외교에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는 데 적잖은 의미가 있다.

이번에 노 대통령이 순방하는 아프리카 3국은 이 지역에서 경제적.정치적 비중이 크기도 하지만 자원 부국이라는 점이 두드러진다. 나이지리아와 알제리는 잘 알려진 주요 산유국이고, 이집트도 가스매장량이 세계 6위다.

지금 세계는 너나없이 자원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한정된 자원을 두고 기존의 선진 열강들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신흥 경제대국인 중국과 인도가 가세하면서 가위 전쟁을 방불케 하는 자원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취임 이후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에너지 부국들을 수시로 방문해 관계를 다져왔다. 자원 확보가 중국 경제 발전의 관건이라 보고 국가원수가 나서서 일찌감치 주요 자원보유국들을 끌어들인 것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G8에서 논의할 최대 과제로 에너지 문제를 꼽고 있다.

그에 비해 변변한 에너지 자원 하나 없는 우리는 그동안 자원외교의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아프리카 순방은 사실상 정상급 자원외교의 첫걸음이다. 그러기에 노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자원 확보의 실리를 확실히 챙기고, 이를 계기로 더욱 적극적으로 자원외교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