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로 가는 광고 수입 어떻게 가져올 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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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광고수익으로 볼 때 1명의 종이신문 독자가 100명의 인터넷 신문 이용자보다 가치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세계신문협회가 자체 조사한 내용이다. 종이 신문의 광고 수입과 인터넷 신문의 광고 수입을 각각 구독자와 이용자 숫자로 나눈 결과다. 이 통계는 현재 신문 독자가 받고 있는 '가치 평가' 수준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현실을 돌아보면 종이 신문들이 마냥 우월감을 느낄 입장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많은 신문들이 매년 2~16%의 독자를 잃어가고 있다. 지면당 광고 수입도 조금씩 떨어져 간다. 반면 자사 인터넷 신문을 통해선 매년 40~1600%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과 경쟁하면서 동시에 도움을 얻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의 미디어 전략가인 빈센트 크로스비는 "해마다 신문 독자들이 인터넷으로 이주하고 있다"며 "신문사들이 인터넷 광고 수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고사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신문사측에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 전문가들은 거의 공통적으로 "신문사의 대응은 너무 느리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더해 미국 신문사들이 당면한 문제는 대부분의 웹사이트가 무료라는 점. 현재 1500개 일간신문 중 유료 사이트를 운영하는 곳은 월 스트리트 저널.뉴욕 타임스 등 35개에 불과하다. 그 비율을 늘리는 것이 미국 신문사의 과제 중 하나다.

다만 최근엔 인터넷 사이트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신문사들이 늘고 있다. 영국의 권위지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종이 신문뿐 아니라 인터넷 신문의 광고 수입을 대폭 높이겠다"는 경영 전략을 세웠다. 다양한 전략으로 지난해 FT의 인터넷 수입은 이전 해보다 27% 증가했다.

과제는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인터넷 광고의 총수입은 11억 달러(약 1조670억원)를 넘었다. 이 중 구글과 야후 등 포털사이트가 절반을 훨씬 넘는 9억 달러(약 8700억원)를 가져갔다. 미국 인터넷 신문 전체의 총 수입은 나머지 2억 달러였다. 결국 세계 신문업계의 새로운 과제는 포털사이트로 흘러가는 인터넷 광고 수입을 어떻게 가져올 것인가에 달려 있는 셈이다.

김택환 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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