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와~ 코끼리가 우유병 속에 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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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마법에 걸린 병
고경숙 글·그림, 재미마주
32쪽, 1만3000원

와아, 탄성이 터져나올 법하다. 내용도, 그림도 흠 잡을 데 없다. 이 정도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만하다. 고경숙씨의 첫 창작 그림책 '마법에 걸린 병' 얘기다. 27일 볼로냐에서 열리는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픽션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라가치상은 픽션.논픽션.뉴호라이즌(제3세계).워드앤뮤직 등 네 분야에 걸쳐 각각 최우수상 1권, 우수상 3권을 뽑는다.

어느 날 동네 슈퍼마켓에서 사온 갖가지 병 속에서 엉뚱한 것들이 튀어나온다. 물비누를 짜면 하마가 나오고 우유를 마시려는데 우유병에 코끼리가 들어있는 식이다. 일상의 평범한 물건에서 예기치 않은 것들이 발견된다는 줄거리가 유쾌한 긴장을 선사한다. 어린아이들이 무엇을 궁금해하며 무엇에 관심을 보이는지에 대한 정확한 관찰과 이해가 바탕을 이룬 가운데 환상적 분위기의 그림이 든든하게 지원사격을 한다. 한 장 한 장이 아이방 벽에 붙여놓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뛰어난 완성도를 보인다. 만 3세 이상.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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