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녹색 모기향 사라지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모기향 하면 녹색이 떠오르시지요.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보라색이나 노란색 모기향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지난해 7월 일부 양식 어류에서 발암 의심 물질인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돼 난리가 났던 것 기억하시지요. 환경부는 10월부터 섬유 염색이나 조경용으로만 이 물질을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런데 말라카이트그린은 모기향의 녹색 빛을 내는 착색제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 물질을 안 쓰면 모기향은 갈색을 띠게 됩니다. 녹색에 익숙한 소비자는 '변질된 제품'으로 오해하기 십상이죠.

당장 제약업체가 고민에 빠졌습니다. 한국존슨은 보라색인 '라벤더 모기향'을 대안으로 밀 생각입니다. 그러나 대체품이 없는 제약업체는 새로운 녹색 착색제를 찾거나 신상품을 구상하느라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어쩌면 다양한 색상의 '컬러 모기향' 시대가 열릴 수도 있겠지요.

여기서 하나 더. 지금까지 모기향을 사용했다면 발암 물질을 흡입한 걸까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걱정하지 말라고 설명합니다. 모기향은 살충제니까 몸에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말라카이트그린은 연소 과정에서 모두 분해된다고 합니다. 설령 흡입했다 하더라도 말라카이트그린의 발암 의심 성분은 이 물질을 먹고 소화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어서 큰 문제는 없다는 설명입니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