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감염자 왜 지금 확인됐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국내에 AI가 발병한 것은 2003년 12월. 보건당국은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4일에야 당시 방역요원이 AI에 감염됐었다고 발표했다. 감염 사실 확인이 늦어진 이유가 무엇일까.

질병관리본부 박기동 전염병관리팀장은 "국내 발병 당시 증상이 없는 감염자까지 확인할 능력을 자체적으로 갖춘 나라는 미국.일본.영국.호주 등 4개국밖에 없었다"며 "감염 가능성이 큰 사람들부터 우선적으로 검사하다 보니 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발열 등 특별한 증세가 없는 무증상 감염자까지 찾아내려면 항체검사를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특수장비와 훈련을 받은 인력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당국은 그래서 2003~2004년 국내 양계농장 등에서 AI가 발병했을 때 우선 방역사업 참가자 2000여 명 모두에게 AI 초기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투약했다. 이와 함께 발열 등 이상 증상이 있는 142명은 면봉으로 목구멍에서 채취한 검체를 이용해 바이러스가 발견되는지 확인하는 1차 검사를 했다. 이 가운데 감염이 의심되는 88명의 혈청은 즉시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보내 항체검사를 의뢰했다. 미국 측이 "전 세계로부터 의뢰받은 검사량이 너무 많다"며 전수검사에는 난색을 표명했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이후 미국에서 항체검사 방법을 익혀온 전문인력들이 국내에 보관돼 있던 검체 가운데 318개를 검사했다. 이 중 다소 의심스러운 것으로 판단된 11건을 다시 정밀검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16일 미국에 보냈다. 그 결과가 23일 나온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AI 항체가 확인된 4명에 대해 추가 조사 중이다.

김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