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익을 위해 부탁한 적 없지만 모두 제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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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익(私益)을 위해 대통령에게 부탁하거나 기대한 적이 결코 없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징역 12년을 구형한 직후에 한 최후진술에서였다.

이재용 최후진술 … 특검 12년 구형

이 부회장은 “재판 과정을 보면서 부족한 점이 많았고 챙겨야 할 것을 챙기지 못한 게 다 제 책임인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범죄 혐의는 부인했다. 그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국민연금에 손해를 입히고 이익을 취했다는 세간의 의심이 있지만 서민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욕심을 냈다는 건 심한 오해다. 그 부분은 정말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그는 진술 도중 목이 메어 여러 차례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손으로 눈물을 닦기도 했다.

구형을 위해 법정에 나온 박 특검은 “이번 사건은 경제계와 정계의 최고 권력자가 독대 자리에서 뇌물을 주고받기로 합의한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형적인 정경유착과 국정 농단으로 국민주권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중형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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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66)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63) 전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는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황성수(54) 전 전무는 징역 7년을 구형받았다.

선고 공판은 25일에 열린다. 선고 생중계 허용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법원 측은 “언론의 중계 요청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재판장이 향후에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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