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룰 만드나" 출발부터 삐걱대는 추미애 혁신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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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형석 최고위원, 추 대표, 송현섭 최고위원. 박종근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형석 최고위원, 추 대표, 송현섭 최고위원. 박종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7일 당의 혁신위원회 성격을 띤 ‘정당발전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했다. 여름휴가에서 복귀한 추미애 대표의 첫 행보다. 100만 당원을 모집하고, 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위원장은 친문(親文) 최재성 전 의원이 맡는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정당발전위원회와 적폐청산위원회를 다음 주 중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8월 말 발족 예정이었으나 시기를 앞당겼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지율이 높을 때 체질개선을 해 지지층을 확보하자는 취지”라고 위원회 의의를 설명했다.

정당발전위원회는 당 체질 강화, 100만 당원 확보,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당헌·당규 보완작업을 한다. 위원회가 혁신안을 제안하면 최고위 의결, 당무위와 중앙위를 거쳐 당 사무처가 집행하는 형태다.

하지만 "정당발전위원회가 당헌·당규 보완작업을 한다"는 대목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 유력 출마 후보군으로 꼽히는 추미애 대표와 최재성 전 의원 등이 직접 당헌·당규에 손을 댄다면 "운동장에서 뛰어야 할 선수가 마치 심판처럼 룰을 만드는 셈 아닌가"라는 지적이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같은 문제제기가 나왔다고 한다.

2015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하고 국회 기자회견장을 나서는 최재성 전 의원. 최 전 의원은 정당발전위원장을 맡아 당 개혁에 나선다.[중앙포토]

2015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하고 국회 기자회견장을 나서는 최재성 전 의원. 최 전 의원은 정당발전위원장을 맡아 당 개혁에 나선다.[중앙포토]

이에 대해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2015년 김상곤 혁신위가 만든 룰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를 일부 보완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큰 틀을 바꿀 수는 없다. 지방분권, 당원자격 등에 대한 규정도 바꾸기 쉽지 않다"고도 했다. 한마디로 세부조정만 있고 대폭 개편은 힘드니, 선수가 룰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란 뜻이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적폐청산위원회,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등을 만들어 하반기 당 활동의 구심점으로 삼는다. 적폐청산위원장은 박범계 의원이 맡는다. 박근혜 정부 등 전 정부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입법과제로 해결할 방법을 찾는 역할을 한다. 조직강화 특별위원회는 이춘석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별도 구성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또 오는 25~26일 9월 정기국회 전략 수립을 위한 워크숍을 갖는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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