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에 술 권하는 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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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심(女心)을 잡아라.'

여성용 화장품이나 의류 광고 문구가 아니다. 미국과 영국의 주류업체들의 최근 영업 전략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6일 미국 최대의 맥주업체인 안호이저 부시 등이 24세 이하의 젊은 성인여성을 공략하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주류업체들이 알코올 도수가 낮은 여성용 술을 대거 개발하는 한편, 전례없이 '인스타일'등 여성용 패션잡지에 광고비를 쏟아붓고 있다. 영국에서 지난 2년 동안 개발된 여성용 술은 모두 81종. 업체들은 과일 향을 술에 첨가하거나 '다이어트 알코올'이란 문구로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맥주에 쥬스 등을 섞은 '알코팝스'의 시장은 지난해 227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1997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영국에선 여성의 술소비가 여성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경찰 관계자는 "술집이나 길거리에서 여성의 폭력 행위가 사회 문제로 등장할 정도"라고 말했다.

주류 업계에선 중년이 된 베이비붐 세대가 음주를 자제해 시장 위축을 우려했으나, 젊은 여성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어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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