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조세부담률, 역대 최고 찍나…MB 때 빼고 다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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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세부담률이 역대 최고인 2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세 및 지방세 등 국민들이 부담하게 되는 총조세도 337조원으로 사상 최대에 달할 전망이다.

"朴 정부 '증세없는 복지' 내세웠지만 #세율 대신 과표 조정하며 사실상 증세" 분석 #"文 정부 '부자증세'로 내년엔 20% 넘을 수도"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에서 국세와 지방세 등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앞서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물가수준을 반영한 경장성장률은 4.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GDP는 1712조 7400억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대비 약 80조원 가량 늘어났지만 조세부담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세 및 지방세 등의 수입이 더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국세 수입이 257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242조 6000억원 가량이었던 국세 수입 대비 6% 가량 증가된 수치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언론사 경제부장단과의 오찬에서 "올해 세수 전망이 242조원인데 추경에 포함되는 세수 8조8천억원을 합치면 251조원 가량이 된다"며 "올해 최대 15조원이 (전망 대비) 더 걷힐 것이다. 내년 세수 전망이 252조원인데 올해 이미 달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득세 납세 인원 및 소득세수[자료 국회예산정책처]

소득세 납세 인원 및 소득세수[자료 국회예산정책처]

여기에 마찬가지로 전년 대비 6.3% 것으로 예상되는 지방세(80조원)까지 더해져 총 세수입 전망치는 337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총 조세 대비 2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조세부담률은 19.7%를 기록할 전망이다.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2007년(19.6%) 당시 부담률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에도 조세부담률은 19.4%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역대 최고의 조세부담률이지만 여전히 OECD 평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기준 OECD 회원국들의 평균 조세부담률은 25.1%로, 대체로 유럽 국가들은 평균 이상의 조세부담률을, 미주 및 아시아 국가들은 평균 이하의 조세부담률을 기록하고 있다. 조사 당시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18.0%로, 덴마크(49.5%), 스웨덴(32.9%), 프랑스(28.5%(, 영국(26.1%) 등 유럽국가뿐 아니라 미국(19.7%), 일본(19.3%) 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박근혜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를 내걸었지만 세율 조정만 하지 않았을 뿐 과표 조정 등으로 사실상 많은 증세를 실시했다"면서 "그래서 지금 조세부담률이 높아져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OECD 회원국의 조세부담률이 높으니까 우리도 높여야 한다는 방식은 곤란하지만 우리나라의 세후 분배개선도가 좋지 않은 만큼 소득불평등 해소 차원에서 조세부담률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역대 정권의 조세부담률은 이명박 정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오름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역대 최고 수준의 조세부담률을 기록한 상황에서 새정부 임기 내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20%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가 대기업과 초고소득자를 중심으로 한 '부자증세'를 공식화한 만큼 조세부담률은 갈수록 높아져 당장 내년부터 20%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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