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준 전화번호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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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의 승마 지원이 이뤄지는 과정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을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 안종범 전 수석 수첩 7권 추가 확보 #최순실 자금 관리한 독일 은행지점장 국제전화번호 적혀 있어 #박 전 대통령이 전화번호 준 다음날 최씨 측에 삼성 돈 입금돼 #검찰 안 전 수석 추가 수첩에서 확보..."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범 관계 증거"

특수본 관계자는 12일 “최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 7권을 추가로 제출받아 분석 중이며, 수첩에는 최씨가 송금을 받는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이 관여한 내용이 나온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 전 수석 수첩 2015년 9월 13일자 메모에는 이상화 당시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의 이름과 국제전화 번호가 적혀 있으며, 이 전화번호를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불러줬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수수 공범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번호가 적힌 다음 날 삼성은 최씨의 KEB하나은행 독일 계좌에 10억8000만원을 입금했다. 이를 시작으로 약 1년 동안 코어스포츠에는 총 78억9000만원의 승마지원금이 건너갔다. 이 돈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433억2800만원)에 포함돼 있다.

이 전 지점장은 2015년 최씨가 독일에서 살 집을 구할 때 25만유로(3억여 원)를 대출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등 최씨의 자금을 관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지점장이 독일에서 귀국하고 한 달 뒤 외환은행과 합병한 KEB하나은행의 이사로 승진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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