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인해요" 채팅 앱서 여자 행세하며 돈 뜯은 남성 구속

중앙일보

입력

채팅앱에서 만난 남성에게 여자인 척 접근해 5000만원을 가로챈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둘 사이에 오고간 채팅 대화창 [사진=일산 동부경찰서]

채팅앱에서 만난 남성에게 여자인 척 접근해 5000만원을 가로챈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둘 사이에 오고간 채팅 대화창 [사진=일산 동부경찰서]

스마트폰 채팅으로 만난 한 남성에게 여자인 척 접근해 5000만원을 가로챈 프로게이머 지망생 A(24·남)씨가 구속됐다고 2일 경기도 일산 동부경찰서가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14년 5월 A 씨는 한 채팅앱에서 만난 B(29·남) 씨에게 '애인으로 지내자'며 접근했다.

A 씨는 인터넷상에 떠도는 여고생 사진을 이용해 여성 행사를 했다. 이후 교통비와 병원비 명목으로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회사원 B 씨는 인터넷상 애인의 요구에 한 번에 3만원에서 90만원을 보냈고, 3년 동안 315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송금했다. 두 사람은 실제로 만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2014년 초 중국의 한 게임업체로부터 영입 제의를 거절한 뒤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B 씨를 속여 돈을 받는 동안에도 일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19일 A 씨를 의심한 B씨가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수사에 나선 경찰이 일주일 만인 지난달 26일 서울 노원구 한 게임방에서 A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최근 채팅앱을 통한 사기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며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는 가급적 경계하고, 상대가 돈을 요구할 경우 절대 송금하지 말고 신속히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