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사돈 3년 전 낸 교통사고 진실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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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노무현 대통령의 사돈이 낸 교통사고의 진상을 놓고 뒤늦게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03년 4월 24일 오후 7시쯤 김해시 진례면 신월리 마을길에서 노대통령 아들 건호씨의 장인 배병렬(60.농협 자회사 감사위원장)씨가 운전한 차량이 경찰관 임모(44.경사.부산진경찰서 서면지구대)씨의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임씨 차의 범퍼와 라디에이터 등이 부서졌다. 이 사고는 경찰에서 단순 접촉사고로 처리됐었다.

임 경사는 3일 이와 관련, "당시 배씨가 음주 운전을 했으나 경찰은 음주사실을 빼고 단순 접촉사고로 처리했고,이 과정에 청와대와 경찰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경찰은 임씨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가장 엇갈리는 부분은 배씨의 음주운전 여부. 임씨는 "사고 당시 배씨는 술에 취해 있었으나 경찰은 음주측정을 하지 않았으며 목격자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청은 "음주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는 단순 교통사고인 데다 당시 임씨도 '배씨가 아버지 친구분인 데다 경미한 사고여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임씨는 청와대와 경찰 등이 배씨의 음주교통사고 은폐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임씨는 "사고 후 당시 김해경찰서 양모 서장과 정보과장이 서장실로 불러 진급과 거액의 합의금을 약속하며 사건을 숨기려 했다"며 "특히 2004년 11월께는 부산지방경찰청 11층에서 청와대 직원이 돈을 얼마나 원하느냐고 물어 화가 나 '10억원'이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 서장은 "임씨를 부른 것이 아니라 2003년 말 연말인사를 하겠다며 찾아왔다. 진급이나 합의금 이야기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개입설에 대해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임씨가 2004년 9월, 2005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내가 대통령 사돈으로부터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보상관계에 대해 명확히 답변을 주지 않으면 언론에 알리겠다'는 내용의 민원을 청와대에 제기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당시 청와대는 임씨가 낸 진정 내용 확인을 위해 직원을 보산에 보내 임씨를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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