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의 세계 형상화한 수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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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문학작품의 영상화는 원작의 주제는 물론 읽은 이의 감동까지 충족시켜야하는 어러움이 있다. 특히 황순원씨의 단편소설『소나기』처럼 널리 읽힌 작품의 겅우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감동을 하나의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M-TV가 4일밤 방영한 『MBC베스트셀러극장-소나기』 (장선우극본·최종수연출) 는 너무나 유명한 원작을 극화해야하는 악조건(?)을 뛰어넘어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를 형상화해낸 수작이었다.
TV드라머로는 드물게 동시녹음으로 제작된 이작품은 소년·소녀의「소나기처럼 짧은 만남」을 통해 우리들이 잃어버린 순수한 삶의 진실을 그린것.
간결하기 만한 원작에 이야기의 살을 적절하게 붙인 극본과 화폭처럽 아름다운 화면을 만들어낸 촬영 (권재홍)그리고 드라머의 서정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한 연출이 거의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두 남녀 어린이의 미묘한 내면의 교류와 심리를 절제된 대사와 전원의 풍경으로 표현해낸 군더더기 없는 연출의 힘은 빼어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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