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도약 삼성화재, 임도헌 "박철우가 있어야 타이스도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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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삼성화재가 OK저축은행을 꺾고 4위로 도약했다.

삼성화재는 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NH농협 V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OK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0(25-21, 25-20, 25-20)으로 눌렀다. 2연패에서 벗어나며 승점 3점을 추가한 삼성화재(9승12패·승점32)는 우리카드(10승10패·승점31)를 밀어내고 4위로 올라섰다. 최하위 OK저축은행(4승17패·승점11)은 6위 KB손해보험(7승13패·승점23)과 격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삼성화재 주포 타이스(26·네덜란드)가 또다시 폭발했다. 최근 3경기에서 모두 30점 이상을 올린 타이스는 이날도 괴력을 발휘했다. 1세트에서 13개의 스파이크 중 10개를 득점으로 연결시킨 타이스는 2세트에서도 8득점을 올렸다. 타이스의 부족한 2%였던 서브마저 뛰어났다.

블로킹 2개, 서브득점 1개를 보태 양팀 통틀어 최다인 30점을 올렸다.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날아드는 타이스의 공격은 OK저축은행의 코트를 맹폭했다. 이날 타이스의 공격성공률은 시즌 평균 54.58%(4일 기준)를 훨씬 상회하는 77.14%였다.

제2의 공격 옵션 박철우(32)도 제 몫을 했다. 감기몸살로 라이벌 현대캐피탈전에서 결장했던 박철우는 지난 1일 KB손해보험전에서 15점을 올리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충분히 휴식을 마친 뒤 나선 이날 경기에서는 자신의 장기인 블로킹(2개, 유효블로킹 3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11점을 올렸다. 특히 승부처인 2세트에서는 타이스를 대신해 후위공격(3개)까지 때려 경기 분위기를 이끌었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노리는 입장에서 뒤처지면 안 되기 때문에 중요한 경기였다. 선수들이 잘 해줬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블로킹은 철우가 있으면 확실히 좋다. 어려운 공도 철우가 잘 쳐준다. 철우가 있으면 상대가 마크를 해야하고, 타이스가 원블로킹으로 때릴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상황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부담감이 있는 것 같은데 몸 상태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4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 의무를 다한 박철우는 올시즌 2라운드 마지막 경기부터 복귀했다. 그는 "군복무 전 부상부위가 완벽해진 건 아니라 점프나 몸 상태가 예전만큼 좋진 않다. 다른 선수들처럼 진통제를 먹고 나가는데 경기 중에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철우가 돌아왔지만 삼성은 여전히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는 "팀에 복귀하고 나서 연패를 당해서 '내가 팀에 안좋은 영향을 준 게 아닌가'란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것보단 경기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경기 뒤 만난 박철우의 목은 더 쉬어있었다. 그는 "부담이 없진 않다. 하지만 그건 고참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짐이다. 예전 선배들이 안 좋았을 때 어떻게 했던가를 떠올리면서 화이팅도 더 크게 외치고, 세리머니도 더 크게 하고 있다"고 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경기에 이어 레프트 송희채가 발목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김세진 감독은 "전날 서브와 리시브 연습을 했지만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아예 경기장에 오지 않았다. 무리시키기보다는 부상을 낫는 게 먼저다. 송희채가 없어 리시브가 밀리는데 블로킹까지 안 됐다"고 말했다.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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