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김정일은 영리한 인물"

중앙일보

입력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불리한 패를 쥐고도 카드 게임을 유리하게 진행해 가는 '영리한' 인물이라고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4일 말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진행자가 金위원장을 '불안정한(unstable)' 인물이라고 비판하자 "그(金위원장)가 불안정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그는 불리한 패를 쥐고도 오랫동안 게임을 잘 해 왔다"며 "그를 여러 가지로 부를 수 있겠지만 영리한(canny)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31일 방한 중 북한을 "지옥과 같은 악몽(hellish nightmare)"이라며 金위원장을 "독재자 무뢰한(tyrannical rogue)"으로 비난한 존 볼턴 국무부 차관과 대비된다.

볼턴 차관은 대북 강경론자로 국방부에 인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아미티지 부장관은 온건파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절친한 친구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채병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