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파문 남는 의문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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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승 향응 파문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 발표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부분에 의문점이 남는다.

먼저 양길승 제1부속실장과 이원호.오원배씨 간의 향응만이 아니고 돈도 오고 가지 않았겠느냐는 의문이다. 그동안 청주 현지에선 금품수수설이 나돌았다.

구체적인 액수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梁씨는 강하게 부인해 왔다. 민정수석실도 "청주 방문이나 그 전후에 梁실장이 금품을 받은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李씨가 경찰 수사에 대한 구체적인 청탁을 목적으로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미뤄 볼 때 의혹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민정수석실은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오원배씨가 승용차에 약수 상자와 베개 상자를 실어준 것을 잘못 본 것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이다.

하지만 민정수석실의 조사는 관계자들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둘째는 梁실장이 나이트 클럽 술자리에서 이원호씨의 하소연을 듣기만 했겠느냐는 점이다.

李씨가 본격적으로 구명(救命)을 위한 말을 꺼내고, 오원배씨까지 거드는데 정황상 梁실장이 아무런 언질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다.

당시 梁실장은 묵묵부답이었다는 민정수석실의 조사 결과는 당시 술자리 참석자들의 증언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술값이나 여종업원 동석 여부 등에 대해 말을 맞춰 거짓말을 한 바 있다.

몰래카메라 촬영이 지역 내 이권 다툼의 결과일 것으로 본다는 민정수석실의 견해에 대해서도 일각에선 이견을 제시한다. 어떻게 梁실장의 동선(動線)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는지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친구인 정화삼씨가 술자리에 참석한 것을 吳씨 등이 왜 숨겼는지도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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