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민속연구모임 한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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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에야디야, 에야디야, 에야디야…』 둥당둥당 울려대는 장구소리에 맞춰 7명의 여성들이 목소리를 가다듬어 창을 한다. 그중 한사람이 가운데 나와 양팔을 올려 춤을 추니, 꼬마들도 따라나가 자못 가락을 타듯 춤을 춘다. 곧 흥겨운 판이 어우러진다.
민속교육연구회한마당(회장 김순진)의 매달 첫번째 토요일 하오2시의 월례모임 광경. 이날 모임에는 김회장을 비롯하여 박향숙(19)·이연형(35)·박미해(36)·이동연(29)·김정자(39)씨등 모두 7명이 참석했다.
『회원은 30명선이지만 보통 월례회의에는 10명안팎이 참가하게 되지요. 모두가 탈춤이나 민요·민속놀이등 한국전통의 민속문화에 관심을 갖고, 이를 발굴하여 오늘에 되살려보자는 생각을 가진 여성들의 모임입니다』는 것이 김회장의 실명.
한마당이 탄생한 것은 77년. 시발은 70년대 중반 이화여대에서 민속극회·가면극회·연극반 회원으로 활약하던 선후배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졌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우리것」에 대한 학생시절의 관심을 버리지 말고 모임을 통해 증진시키고 발전시키자는 생각에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동안 대부분이 결혼하고 아이낳고 키우다보니 좀처럼 모이기가 어려웠읍니다. 별 활동없이 지내다 작년부터 다시 모이기 시작했읍니다. 이제 아이들도 좀 크고 여유가 생긴것이지요.』 장구채를 잡고있던 김정자씨의 얘기다.
특별한 사무실도 없이 매달 회원집을 돌아가며 열리는 월례모임에서는 민요와 한국춤도 배우고, 강사를 초청하여 민속문화에 관한 특강을 듣기도 한다. 회원들의 대부분이 30, 40대의 가정주부들인만큼 어린자녀를 월례모임에 데리고 오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도 엄마와 함께 민요를 배우고 춤도 익히는데 대단히 재미있어하고 좋아해요. 「에야디야」 「둥당애타령」 「강강수월래」 모두들 잘들해요. 어른보다 어린이들에게서 교육효과가 더좋더군요』 김민(4)·김진(6) 두딸을 데리고 이날모임에 참가한 이연형씨의 얘기다.
따라서 이들 회원들은 자신들의 자녀를 중심으로 어린이들에게 전통의 민요·춤·탈놀이등을 가르치는 제1회어린이 민속학교를 86년7월 열었다. 지난 24∼26일에는 제2회민속학교를 YMCA 다락원 캠프장에서 가졌다.
『전통의 대동놀이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자는게 저희들 의도입니다』 탈춤의 기본장단을 바탕으로 어린이 탈춤체조를 만들어 가르치고 있다는 이들 회원들은 상설 어린이 민속교실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꿈이다. 그리고 같은 뜻을 가진 더 많은 여성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고 한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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