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기, 현대감각에 맞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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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악기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개량된다.
국립국악원은 내년의 88올림픽이 「국악을 국제무대에 진출시킬수 있는 절호의 찬스」임을 감안, 음량이 작고 음역이 좁아 다양하고 큰 소리를 내기 힘든 국악기의 본격적 개조작업에 들어갔다.
국악기 개조의 필요성은 최근들어 창작국 악곡이 새로운 국악세대에 의해 활발히 발표되면서 종래의 5음계 국악기로는 보다 자유롭고 다양한 음악내용 표출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누누이 지적됨과 함께 일기 시작했다.
국립국악원은 문예진흥원으로부터 악기개량연구비로 올해 3천2백만원을 책정받아 이미 태평소의 개량작업에 들어갔다. 태평소와 함께 개량되는 악기는 북·나발등인데 이러한 악기는 『대취타』 등의 행진곡에 쓰이는 것들로 88올림픽의 각종 행진 행사에 사용할 목적으로 우선적인 개량작업 대상으로 삼았다.
뾰족하고 거칠고 강한 고음일색의 태평소에 키를 달아 반음을 낼수 있도록 하고 현행 고음태평소보다 낮은 소리를 내는 중음·저음의 태평소를 이미 개발했는데 이 악기는 서양악기인 클라리네트와 오보에의 중간소리를 내 태평소 소리에보다 가깝도록 보완작업중이다.
북은 내부에 기계적인 장치를해 가죽의 수축, 이완조절로 음색을 조절할수 있도록 개량중이며 나발도 3∼5음을 낼수있도록 음역을 넓히는 작업중에 있다. 또 이 개량된 악기들로 연주, 88올림픽등에 쓰일 행진곡을 현재 이상규교수(한양대국악과·KBS국악관현악단지휘자)가 작곡중이다.
이들 악기외에도 대금·피리·단소등의 길이와 폭을 조절, 음역을 넓힐 예정인 국립국악원측은 올상반기 중국·일본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악기시장을 둘러보고 개량작업에 도움이 되는 악기를 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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