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찾은 안철수 "어르신들 만나면 '이게 나라냐' 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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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27일 호남을 방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를 선출하는 데 맞춰 안 전 대표가 호남을 찾은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야권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가 담긴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민주 전대의 컨벤션 효과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전남 광양커뮤니티센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현 정부의 실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화두는 ‘정의’였다. 안 전 대표는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에 가장 결핍돼 있는 건 정의”라며 “홍만표 변호사와 진경준 전 검사장,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이르기까지 권력을 누린 자들이 하는 것들을 보라. 우리나라에 과연 정의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어르신들을 만나면 ‘도대체 이게 나라냐’며 분통을 터뜨리신다”며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매일 실망스러운 일들이 계속 터져나오니까 더욱 상실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대통령은 시대정신을 해결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이지만 지난 4년간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며 “그러다 보니 4년 전 힘들고 고단했던 마음이 이젠 분노로 바뀌었고, 그때는 위로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위로하면 화만 북돋우는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안 전 대표는 그러면서 “다음 대선에서도 양극단 중 한쪽이 정권을 잡게 되면 국민과 나라를 분열시키며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다음 대선은 양극단 대 합리적 개혁세력의 대결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거대 양당에서도 ‘경제, 경제’ 하지만 돈만 쏟아붓는다고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건 일본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며 “이젠 발상을 전환해 과학기술과 교육을 바꾸는 등 4차 혁명을 앞두고 시스템을 전면 개혁해야 하며 지금이 바로 그 변곡점”이라고 강조했다.

1박2일 일정으로 광주ㆍ전남을 찾은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엔 구례에서 열리는 ‘2016 견우직녀 록 페스티벌’에 참석한 뒤 당 소속 광주ㆍ전남 의원ㆍ지역위원장들과 만찬을 함께한다. 이어 28일엔 광주 무등산을 오른 뒤 광주ㆍ전남 지역 언론인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오후엔 나주 혁신도시를 찾아 ‘안철수와 함께 찾는 대한민국 희망’이란 주제로 또 한 번 강연을 한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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