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 등 빼돌려 2억 착복…충암고 급식 부실 이유 있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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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 충암고 급식 비리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배송용역업체 대표와 교직원 등 6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 배송업체 대표 등 6명 기소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 변철형)는 11일 충암고의 급식 식자재를 훔치고 배송용역비를 부풀려 받아 약 2억원을 챙긴 혐의(절도·사기 등)로 배송용역업체 대표 배모(42)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가담한 학교 급식 담당 직원 이모(42)씨 등 5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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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급식 비리 의혹과 부실 급식 논란이 불거졌을 때의 충암고 학교 점심. [사진 JTBC 영상 캡처]

충암고의 급식 비리 의혹은 지난해 4월 이 학교 교감이 급식비를 체납한 학생에게 공개적으로 “급식비를 안 냈으면 밥을 먹지 마라”고 ‘막말’을 했다고 학생들이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학생들은 “학교 급식이 다른 학교에 비해 많이 부실하다”고 지적했고 서울시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 과정에서 비리 단서를 포착한 교육청은 검찰에 학교와 용역업체 직원 등을 고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식자재 배송일을 맡은 배씨는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이씨 등과 함께 창고에 보관된 5100만원 상당의 쌀과 식용유를 빼돌렸다. 또 2012년 3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배송일지를 작성할 때 직원 수를 두세 명 이상 부풀려 학교로부터 1억5000만원의 용역비를 더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불구속 기소된 이씨 등 급식실 직원들은 원래 배씨의 용역업체 직원이다. 2011년 학교가 급식을 직영체제로 전환하면서 종전에 위탁운영을 맡겼던 배씨 업체 직원들이 학교에 채용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 등이 배씨로부터 돈을 상납받았는지 조사했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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