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김수민·박선숙 의원 영장 재청구에 검찰청 항의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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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법무부 장관과 검찰 총장을 방문해 사과와 영장청구의 부당성을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국민의당은 28일 검찰이 4·13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수민·박선숙 의원에게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것에 반발해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항의 방문키로 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자 오후 2시 검찰 만행 규탄을 위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이 같이 결정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영장 재청구는) 타당치 않다”며 “지금 바로 법무부 장관과 검찰 총장을 방문해 이 문제에 대한 사과와 영장청구의 부당성을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영장 청구서 내용보면 증거인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명시돼 있는데 이는 명백한 우리 국민의당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반발했다. 박 위원장은 “어떻게 검찰이 허우맹랑하게 대한민국 공당인 국민의당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냐”고 반문하며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 당의 명운을 걸고 검찰에게 그 내용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오전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영장이 기각된 지 16일 만이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의 필요성, 이미 구속된 왕주현 전 국민의당 사무부총장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두 의원에 대한 구속 수사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법과 원칙에 따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의원은 4월 13일 치러진 20대 총선을 앞두고 김 의원이 홍보업체 브랜드호텔의 광고·홍보 전문가들로 꾸려진 국민의당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선거 홍보업무를 총괄하게 했다.

박 의원은 왕 전 사무부총장과 공모해 올 3∼5월 선거공보물 인쇄업체 비컴과 TV 광고대행업체 세미콜론에 광고계약 관련 리베이트로 2억1620여 만원을 요구해 TF에 지급한 혐의(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아울러 선거 이후 3억여원을 허위 보전청구해 1억여 원을 보전받아 가로채고, 정치자금 수수 행위를 은폐할 목적으로 허위 계약서를 작성한 혐의(사기·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TF 홍보위원장으로 활동한 김 의원은 홍보활동 대가로 1억여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기고 박 의원과 왕 부총장의 정치자금 수수 범행에 가담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앞서 이달 8일 박 의원과 김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고 구속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12일 영장을 기각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고 당 차원에서 수사에 비협조적인 만큼 여전히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영장이 기각된 이후 두 의원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를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춰 보강 수사를 해왔다. 검찰은 추가적인 통신수사와 관련자 조사를 통해 기존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의원의 구속 여부는 29일 오후 1시 서울서부지법 304호 법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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