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기술력 세계 최고지만 중국의 추격 두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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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은 배터리랑 달라 사드(THAAD) 영향이 크지 않다. 진짜 두려운 건 중국이 짓고 있는 19개의 디스플레이 공장이다.”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
패널 시장은 사드 영향 크지 않아도
중국, 공장 19개 추가 건설해 위협적
OLED 패널 사업 2년 후 흑자 예상

한상범(사진)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12일 경기도 파주에 있는 LG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기자단 초청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한 부회장은 “사드가 패널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브렉시트 사태보다 미미할 것”이라며 “패널은 중국이 수입해다가 다양한 제품에 응용하는 부품이어서, 완제품인 배터리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이 공격적으로 디스플레이에 투자하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2개인 중국의 디스플레이 공장이 2019년 1분기에 41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모두 완공되고 나면 힘겨운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공장 수는 2009년까지만 해도 6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0개를 넘어섰고 지금도 추가 건설 중이다.

한 부회장은 그러나 기술력에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중국 기업이 LCD와 올레드(OLED) 생산에 속속 뛰어들고 있지만 올레드의 경우 TV나 모바일 어느 쪽에서도 양산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술 격차가 있을 때 더 많이 달아나야 하고, 그래서 연구동에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LCD(액정박막표시장치)와 올레드의 생산 비중과 관련해선 “LCD로 돈을 벌어 올레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CD 이익률이 다소 나빠졌지만 LG디스플레이 기술력은 아직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수익성도 상대적으로 좋다”며 “다만 모바일 분야에서 올레드가 메가 트렌드이므로 따라갈 수 밖에 없어 향후 3년간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미래 동력으로 투자하는 OLED TV는 아직 전체 매출의 10%가 채 안 된다. 수율이 좋아졌고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TV 입지가 커지면서 공급량도 늘었지만, 영업이익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18년부터 LG디스플레이 OLED TV 패널 사업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

주고객이던 애플이 아이폰에 LCD 대신 올레드를 채택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애플이 LCD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며 “(계약)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성장 중이어서 제품력이 탁월한 LCD를 내놓는 한 고객 확보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파주=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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