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호암아트홀」서 멋과 흥취 펼친다|40여년간 방화·연극으로 20여차례|대표적 연극『시집가는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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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연극사릍 통해 우리의 전통적인 멋과 흥취를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평가되는『시집가는 날』(오영진작·황은진연출)의 본격무대가 13∼19일 호암아트홀에서 마련된다. 그동안 연극·영화·TV등 여러매체를 통해 20여차례나 공연됐던 『시집가는 날』은 이 작품명 이외에도 『맹진사댁 경사』 『향연』 『도라지공주』 『진사댁 경사』등 여러가지 명칭으로 불린다.
43년 『맹진사댁 경사』라는 제목의 시나리오로 『국민문학』 지에 발표됐던 이작품은 이듬해인 44년 태양극단에 의해 연극으로 공연되었는데 그때의 제목은 『향연』이었다.
첫공연은 김태진각색·안영일 연출로 막이 을랐는데 좌익계열이었던 이들은 오영진원작을 양반집과 소작인들의 계급투쟁으로 바꾸어 정치·사상선전에 연극을 이용하기도 했다.
해방이후에도 『향연』 이란 제목으로 계속 공연되다가 50년 신협이 『도라지공주』(이광내연출)로 제목을 바꾸어 공연했는데 이때는 원작자인 오영진이 직접 각색을 맡았다.
이 공연에는 맹진사역에 이해낭, 신랑인 김미언역에 김동원, 이쁜이역에 최은희가 각각 출연해 호평을 받았다.
또한 54년에는『진사댁 경사』 (이해낭연출)로 제목을 바꾸어 역시 신협이 공연했고, 56년에는 『시집가는 날』이란 제목으로 영화화 (김승호·조미령주연) 됐다. 동아영화사의 이병일감독이 만든 이 작품은 우리나라 영화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영화제에서 희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68년에는 실험극장에서『맹진사댁 경사』 (나영세연출)란 제목으로 공연되었는데 71년, 74년등 두차례에 걸쳐 앙코르공연을 갖기도 했다.
또 76년에는 극단 가교에서 『맹진사댁 경사』 (이승규연출)로 막을 올렸는데 이작품으로 일본·대만·홍콩·필리핀등을 순회하며 한국예술을 널리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 7윌호 『한국연극』지에서 실시한 남북한 공연예술 교류작품추천 앙케트에 응한 전문 연극인 16명중 5명이 『시집가는 날』을 선택해 가장 많은 지지를 얻기도 했다. 『시집가는 날』이 우리의 대표적연극작품임을 증명하는 실례다.
줄거리는-. 무남독녀를 둔 맹진사 (벼슬을 돈으로 산사람이다)는 지체높은 부자 김대감집과 사돈이 되려는 허영에서 사위될 사람은 보지도 않고 혼인승낙을 한다.
그런데 그 사위는 다리병신으로 알려진다. 이에 놀란 맹진사는 몸종 이쁜이로 하여금 딸 갑분이 대신 혼인하게 한다.
그러나 정작 혼인 날 나타난 신랑은 건강하며 훤칠한 청년이었다. 신랑은 안절부절 못하는 이쁜이에게 자기가 절름발이라고 거짓말 한것은 마음씨 고운 여인을 택하기 위한 기지였다면서 그녀를 아내로 맞을 것을 선언한다.
이번 공연에는 신구 강부자 사미자 김상정 백일섭 한진희 이미숙 이덕희등 50명의 정상급 캐스트들이 등장한다. <양헌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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