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졸업생들은 여자대학에가라|전문직 진출 남녀공학의 2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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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졸업을 앞둔 여고생들에겐 여자대학과 남녀공학대학중어느곳을 선택할 것인가가큰 고민거리로 대두된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여러모로 여자대학이 유리하다는 조사내용이 보도돼 우리들에게도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오늘날 미국의 여자대학들은 「구시대의 유물」이라는명예롭지 못한 딱지를 벗고 유능한 사회일꾼의 배출구로 새롭게 인정받고 있다.
미국내 60개여자대학으로 구성된 여자대학연합회는 67년과 77년도 졸업생 5천명을 대상으로한 조사보고서를 발표,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이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취업 여대졸업생가운데 43%가 그동안 전통적으로남자들의 전문직종으로 인식돼온 변호사·물리학자·컴퓨터전문가등으로 진출했다.
또 대학을 졸업한 전체 여성가운데 8%만이 연봉 3만5천달러이상을 받고있으나 여자대학출신 여성은 무려28%가 그 이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내 전체 여자대학의숫자는 60년도에 2백68개, 70년도에 1백46개, 그리고 현재는 1백10개로 급격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체 재학생수는 70년에 비해 25%나 늘어났다.
『사람들은 남성과 여성이 똑같이 경쟁하는 현대사회에서 여자대학은 시대착오가 아니냐는 질문을 하지만우리들은 유능하고 성공적인 학생을 배출한다는데에만 노력할뿐 환경따위에는 집착치 않습니다』
매사추세츠주를 여자대학의 「앨리스·에머슨」 학장은 학생들의 수준에 대단한 자부심을 보인다.
최근들어 각 여자대학들은 그들의 커리큘렴을 대폭 개편, 학생들에게 그동안 남학생들이 독점하다시피 해온분야에 적극적으로뛰어들라고 강조하고 있다.
뉴욕주의 메리마운트 맨해턴여자대학은 전문적인경영분야를 신실했으며 매사추세츠주의 마운트 홀요크여자대학과 캘리포니아주의 밀즈여자대학등은 고급수학분야를, 메필랜드주의 고켜 여자대학은 해의문제과정을 신설했다.
69년도에 마운트 홀요크여자대학을 졸업하고 현재워싱턴시의 조지 워싱턴대학교수인 「엘리자베드·티드볼」양은 최근 미국의 『유명인사 인명록』을 조사한 결과 여자대학 출신이 남녀공학 출신보다 2배나 더 많이 수록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여자대학 출신이 사회적으로 더욱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의 「알렉산더·오스틴」 교수는한 조사에서 『여자대학의 여학생들이 남녀공학의 여학생들보다 학구적인 태도에 더욱 적극적이며 학교생활과 우정에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여자대학이 장점만 지닌것은 아니다. 여자대학의 학생들은 역시 올바른 남성관을 확립하는데있어 많은 기회를 잃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여자대학에 다니면 아무래도 남자대학생들과 교제할 기회가 적어요. 애인은사궐수 있지만 좋은 남자친구는 가지기 어려워요』
휘틀여자대학 2학년인 「힐러리·페더슨」양(20)은 단지 이러한 점만이 불만스러울뿐 나머지 학교 생활엔 매우 만족하다고 말한다.
또 한가지. 밀즈여자대학의 「메리·메츠」학장은 『학생들이 온실속에서만 자라 진정한 사회물정에는 어두워지기 쉽다』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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