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방송국·종합대학설립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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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 천주교는 선교 3세기 중요사업으로 방송국과 종합대학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선교사업계획은 최근 천주교 2백주년 종합평가회의가 가톨릭 방송국과 가톨릭 종합대학 설립연구위원회 설치를 주교회의에 공식 건의키로 함으로써 구체화됐다.
안양 성라자로마을 피정센터 「아론의 집」에서 열린 종합평가회의는 2백주년 기념행사 및 사업기구에 참여한 주교 3명과 신부·수도자·평신도임원 30여명이 참석, 지난해의 각종 기념행사를 자체 평가하고 3세기 선교방향을 모색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3백년대의 선교에는 방송국과 종합대학의 설립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 추진을 위한 연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평가회의는 이밖에 사목연구원 설립, 2백주년 기념 성당건립, 시복시성 운동의 지속, 북한선교, 성직자 쇄신운동의 문제도 논의했다.
방송국과 종합대설립 연구위 설치건의안은 주교회의상임위를 거쳐 오는 5월 열리는 봄 주교회의에 공식의안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수교회의가 이 건의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대체로 「수락」을 점치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는 이 같은 사업들은 한국 천주교 2백년의 숙원이며 평가회의의 건의가 천주교 각계각층을 망라한 폭넓은 여론수렴의 성격을 가졌기 때문-.
가톨릭 종합대설립은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평신도대표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방안까지 논의되면서 깊숙이 추진돼 왔다.
평신도대표들의 구체적인 종합대 설립방안은 현 서울 가톨릭대(신학부·의학부)를 확대, 문리대·사회과학대 등을 추가하는 게 제1안이고·서울 가톨릭대· 서강대· 성심여대 등의 천주교재단 대학들을 합쳐 대규모 종합대로 개편하는 게 제2안이다.
제2안은 사실상의 재단구성 내용이 한국천주교 권한 밖의 것들도 있어 실현되기 어렵다는 견해였으나 서강대 재단인 예수회가 최근 한국을 독립관구로 승격시키고 총장도 한국인 신부로 교체시킴으로써 새삼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방송국은 1백년 역사의 개신교가 이미 기독교방송을 갖고있는데 비해 전래 역사가 한 세기를 앞선 천주교의 입장으로는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천주교의 방송국과 종합대학설립은 전래 3세기라는 1백년의 시간을 전제로 한 장기계획이지만 그 실현은 훨씬 앞당겨질 것 같다.<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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