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조사…정부서 권장 하기도|구미여성 95%가 모유 먹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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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10년간 구미에서는 모유육아의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유니세프 (국제연합 아동기금)의 1985년도 세계 아동의 현황 보고서 제1부에 따르면 현재 노르웨이나 스웨덴·핀란드에서는 95%의 아기가 출생때부터 모유로 양육되고 있다는 것.
2세대 전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아기들이 어머니 젖을 먹고 자랐다. 1911년말의 통계를 보면 미국의 1세 영아 3분의 2가 모유를 먹고 자랐다. 그러던 것이 73년에는 이 숫자가 4분의1로 줄었으며 유럽도 미국의 이러한 경향을 따르고 있었다.
스웨덴의 경우 모유육아 비율이 44년 85%에서 70년 35%로 떨어졌으며 네덜란드에서는 75년에 3개월간 순전히 어머니 젖만 먹은 영아의 비율은 11%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현대화의 한 경향이었다. 현대에 들어 많은 여성이 직장을 갖게 되었으며 많은 여성들이 우유를 여성해방의 상징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병원에서 태어나는 아기가 많아짐에 따라 엄격한 위생과 완전무결한 조리가 강조되었고 그에 따라 모유 육아는 성가시거나 불결한 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구미에서는 모유에 대한 인식이 새삼 높아지기 시작했다. 스칸디나비아는 물론 미국에서도 모유를 먹이기 시작한 어머니의 비율이 73년부터 80년사이에 2배이상으로 되었다.
서독에서도 거의 70%의 아기들이 2개월간 어머니 젖을 먹는다.
모유 육아로의 복귀경향은 이전의 기피현상과 마찬가지로 학력이 높은 어머니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80년 미국에서 실시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9년 이하의 교육을 받은 어머니들의 25%와는 대조적으로 대학원을 나온 어머니들의 70%가 모유로 아기를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에서의 모유 육아 복귀는 모유의 우월성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자연계에 대한 외경심이 높아진 이유를 들수 있다.
현재 스웨덴은 모유 육아를 수상이 직접 관장하는 사업으로 택하고 있으며 미국도 지난해 모유먹이기 홍보를 주요 보건정책으로 삼았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서는 구미와 비슷하게 모유를 기피하는 현상이 이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어머니들이 주도하고있다.
이제 모유 기피현상은 영아의 사망과 영양실조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인식, 개발도상국에서 모유 기피현상을 빨리 탈피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모유야말로 가난한 집이나 부유한 집이나 아기에게 평등하게 영양을 보급할 수 있는 천혜의 안전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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