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할리우드 여배우의 운명, 스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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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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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
한창호 지음, 어바웃어북
336쪽, 1만8000원

여배우는 오묘한 존재다. 때론 여신처럼 숭배받고, 때론 사생활까지 잔인하게 난도질당한다. 달리 말해 스타, 특히 여배우의 삶은 작품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스타는 “사회적 현상”이자 “스캔들과 함께 살 운명”이다. 특히 여배우의 스캔들은 결혼·이혼을 수차례 반복한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경우처럼, 그가 연기한 어떤 배역보다도 “사회의 고정관념·편견을 깨는”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이 잉그리드 버그만·비비안 리 등 할리우드와 유럽을 중심으로 1950~70년대 스크린을 수놓은 세계적 여배우 50인의 삶을 대표작만 아니라 굵직한 스캔들까지 충실히 조명하는 배경이다.

시대상과 작품, 동료 영화인과의 관계까지 두루 해박한 저자는 번득이는 인문학적 시선까지 동원해 영화 못지 않게 영화 같았던 이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여배우의 정체성을 대중의 시선에 의해 ‘대변되는 삶’과 스스로 ‘대변하는 삶’의 충돌로 보는 시각 역시 흥미롭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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