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449. "내일 봬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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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직장인들이 퇴근하면서 윗사람에게 "내일 뵈요" 하고 인사하는 말을 흔히 듣는다. 그러나 적을 때는 "내일 봬요"라고 해야 한다. '봬요'가 발음하기 어렵고 잘 쓰이지 않아 틀린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올바른 말이다.

'뵈다'를 쓰는 경우는 '보다'의 피동.사동 형태로 "눈에 뵈는 게 없다/잡지를 뵈어 주다"처럼 '보이다'의 준말과 "선생님을 뵈러 왔습니다"같이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의 뜻 세 가지다.

이들은 서로 의미는 다르지만 똑같이 '뵈고, 뵈니, 뵈어(봬), 뵈어도(봬도), 뵈어서(봬서), 뵈었다(뵀다)' 등으로 활용된다. "눈치가 봬 오래 있을 수 없었다/선생님을 뵀다"처럼 쓰인다.

'봬요'에서 '요'는 듣는 사람에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다. 그런데 "영호가 밥을 먹어요(먹요×)/그럼 내일 봐요(보요×)"처럼 용언과 어울릴 땐 어간에 바로 붙지 않고 어미가 갖춰진 뒤에 붙는다. 그러므로 '뵈-' 뒤에는 곧바로 '요'가 붙을 수 없고, '뵈어'가 된 뒤에야 '요'가 결합할 수 있다. 이 '뵈어요'가 줄어들면 '봬요'가 된다. 그러므로 '내일 봬요'가 맞는 표기다.

한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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